2013년 11월 29일 금요일

게임 그리고 교육

내가 아직 게임에 빠질 나이의 자녀가 없어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해질때까지 놀이터에서 놀다가 엄마에게 귀를 잡힌채 끌려가야했던 세대가 놀이터에서도, 골목에서도 친구들과 놀 수 없어 가상공간으로 뛰어들어 관계를 맺고자 하는 그들의 자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 모습은 볼썽 사납다.

말은 번지르르 하게 하지만 실상은 아이들이 게임을 안하고 공부만 했으면 좋겠다는 것 아닌가? 이번 법안에 적극 찬성하는 단체들을 보면 그렇다. 그놈의 공부 공부 공부.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공부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 마지막으로 해본 공부라곤 고3때 대입이 끝인 사람들이 십대의 덜 여문 생각에서 멈추고 굳어진 공부에 대한 선입견을 자녀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대학원을 말하는게 아니다. 평생 자신을 갈고 닦는 공부를 해온 사람들은 단판 승부로 모든걸 생각하는 공부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답답한 생각인지 안다.

세살, 다섯살인 우리 아이들을 사교육을 열심히 시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내는 동네 다른 부모들과 잘 어울리질 못한다. 모이면 대화가 안된단다. 우리집만 유별난 집 취급을 받는 중. 어쩌면 아이들이 같이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를 기다리며 플레이스테이션2와 몇몇 타이틀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는게 이상하긴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말도 어눌한 아이들을 수학 영어 선행을 시켜야 한다는 논리는 어떻게 생각해도 병적이다.

하지만 난, 교육은 성공의 수단이 아닌 인맥 형성의 수단이라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 혼자 독야청청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붇는 요즘의 사교육 시장은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것이 더 좋은 인맥을 만들 기회를 많이 제공해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기회라는 것이 모든것을 희생하고 나 혼자 잘나야 할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인생은,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어로 말하자면 human network에 의해 결정된다. 평생을 도서관에서 혼자만 공부해서 고시에 붙는건 시험까지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관점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게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적어도 게임 이외에 공부에 방해 된다고 생각되는 모든것을 아이들에게서 빼앗아 버린 어른들이 할 말은 아닌것 같다. 나에겐 지금의 거센 반발은 마지막 남은 장난감을 지키려는 이들의 절규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