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8일 토요일

로마인 이야기

지인이 보내준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

역사는 집단의 성과에 대해서만 기록할 뿐 개인의 희생은 기록하지 않는다. 1970년대로 상징되는 급속한 경제 발전기에 희생한 이들을 지금 당장 우리가 챙겨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과연 후세의 역사가들은 뭐라고 기록할까? 아마도 단 한줄,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사회의 부가 고루 분배되지 못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로 묘사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해선 안된다. 정치가들은 국민들에게 희생을 말 할 수 없다. 올바른 정치가라면 희생이 아닌 권리와 의무를 말할 것이다. 허리띠 졸라메달라고 말하기보다 납세의 의무와 권리를 말하고 그 혈세를 어떻게 사용해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것인지를 말해야 한다.

역사가 개인의 희생을 기록하는데 소극적인 것은 정치인들이 역사에 맡긴다는 말을 남발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가들은 현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지 후손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에게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현재를 사는 이상 어떻게 포장하든 그들은 현재에서 평가 받는 것이 옳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역사를 운운 해서도 안된다. 그가 이룬 결과물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직접 체험한 이들이 살아있는 지금. 지금이 바로 그를 평가해야 할 시점이다. 모호하게 역사로 넘어가는 순간, 희생한 이들은 잊혀지고 국가가 이룬 경제적 성과를 발표한 그의 목소리만이 남게 된다. 옳지 않다.

위안부 문제 역시 역사로 넘겨선 안된다. 희생된 분들이 남아있는 지금. 지금이 그 문제를 매듭지을 시점이다. 그럴지 않으면 '증언' 이 아닌 '증거'만으로 다투게 되고 역사의 밀당이 항상 그렇듯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게 된다. 그리고 역사는 단 한줄로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전쟁의 와중에 희생된 여성들도 있었다."

...막아야 한다. 현재의 의지로 매듭지을 수 있는 것들이 역사로 넘어가는 일들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