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0일 금요일

출장 복귀

아프리카 케냐로의 열흘간의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복귀했다. 사실 이틀 전에 인천공항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이런저런 일들로 정신이 없어 당초 계획했던 여행기를 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해야할 일들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

암튼, 장기간의 출장이 힘들기도 했지만 고맙기도 했던 지난 열흘이었다.

출장 때문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그로인해 하나의 고민을 하게된, 조금 색다른 의미에서 고마운 출장이기도 했고. 어쨌든 열흘만에 확 커버린 아이들을 보면서 시간이 무섭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011년 5월 1일 일요일

James 님의 "토요일 모습" 에 대한 Reply

이 포스팅은 James 님의 "토요일 모습" 포스팅을 읽고 댓글을 달던 중 너무 길어져서 제 블로그 포스팅으로 바꿔서 올리는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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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님,

토요일 아침 일상이 인상적입니다. "느즈막히 일어나 뭐라도 주워먹게 배려해 놓는" 문화가 말이죠. 요즘 제 가족의 문화? 암튼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중이라서요.

저는 요즘 말로 "타이거 맘" 아래에서 자랐습니다. 휴일도 예외없이 5시 30분에 일어나야 했으니까요. 휴일 늦잠이 당연시되면 평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든게 되어 버린다는게 어머니의 생각이셨지요. 그래서 평일 휴일 구분없이 늘 기상 시간은 같았습니다.(제 기억에 초등학생때도 늘 그랬으니까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그런데 5시반에 일어나면 제가 가족중에 제일 늦잠을 잔 거였습니다. 아침 운동갈 준비와 그 전에 가볍게 허기를 달랠 음식들까지 모든게 준비되어 있는 상태였지요. (그때는 몰랐는데 조금 자라고 난 후 그게 얼마나 경악스러운 일인지 깨달았지요.)

하지만 그게 자라면서 완전히 (몸과 마음 양면에서)습관이 되어 버린 탓에 내색을 하진 않지만 결혼 후 늦잠을 즐기는 아내의 생활 습관이 심적으로 잘 받아들여 지지 않았었고 요즘은 아이들을 몇시에 일어나게 해야 하는가를 놓고 고민중입니다. 아직 어린 아가들이라 일어나는 습관에 대해 말할 단계가 아니라 이야기 안하고 있지만 말이죠.(제가 가진 생활 습관을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무조건 적으로 강요해선 안된다는 생각도 있구요.)

정작 저 자신은 울트라 초 슈퍼 아침형 인간으로 교육 받느라 힘들어 했으면서도 막상 아이들이 생기고 나니 제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고민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더군요.

확실히 아침형 인간은 early bird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여러가지로 유리합니다. 일단 아침형 인간이 되기만 하면 일상의 시작이 확실히 덜 힘들지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그 점입니다. 주위를 보면 다들 힘들게 아침을 시작하고 약간의 짜증속에서 침대를 벗어납니다. 하지만 저는 몸이 아프거나 피로가 지나치게 누적되어 있지 않는 한 아침은 늘 기분이 상쾌합니다. 업무 시작할 때쯤의 컨디션은 최고지요. 제가 아침형 인간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할 겁니다.

일찍,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항상 성공한다는 법칙 따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강한 적응력을 발휘하는데는 확실히 경쟁력이 있지요. 제가 만일 늦잠을 즐기는 스타일(늦잠으로 상징되는 생활 패턴을 말합니다)이었다면 지금의 제 생활이 불행하게 받아들여졌을거라 확신합니다. 제가 힘들어 하는걸 보면서 제 아내도 같이 힘들었을거고 집에서 웃음을 짓기가 서로 힘들지 않았을까요? 저는 힘들어서, 아내는 안쓰러워서 말이죠. 어쨌든 지금의 일을 제가 잘 적응해내고 있기 때문에 요즘같은 세상에 아내가 맞벌이를 하지 않고 그토록 하고 싶어 하던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 전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 때문에 저 자신은 힘든것을 잘 견디도록 배우고 자란 사람의 습관은 미래의 행복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자라온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그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생활할지, 또 아내도 얼마나 힘들어 할지 알기 때문에 함부로 '미래의 경쟁력을 위해 지금 힘들더라도 생활 습관을 다잡자'는 생각을 실행하는 것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선택이 두 가지일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어느 한쪽이 틀리고 맞는 정답이 있는 것 역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민됩니다. 차라리 정답이 있는 문제였으면 좋겠네요.(이과 전공자의 특징이지요.)

그 두가지 길 중, 다른 한쪽길을 걸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그 길이 두렵습니다. 아내를 통해, 주위 사람을 통해 그 길을 걷더라도 목적지에 도착하는데는 지장 없다는 것은 수없이 들어서 알고 있지만 들어본 것과 직접 걸어보면서 그 길에 숨어 있는 돌뿌리나 비탈 등을 느낀 것은 하늘과 땅 차이겠지요. 걸어보지 못한 길은 아무리 들어도 모른다는게 맞는 말입니다. 과연 제 아이들이 그 길을 선택하게 한 후 아이들이 그 길에서 겪어야 할 어려움을 제가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아이들로 하여금 그 길을 걷게 하는 것은 제가 아버지로써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역할에 대해 일찌감치 접어놓는 행위가 되는 것 아닐까요? 제 고민과 두려움의 근원은 여기에 있습니다. 모든 부모들이 겪어야 하는 고민을 저는 이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고민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찌감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전개하려다 보니 글만 길어지고 핵심이 없어졌네요. 댓글로 쓰면 James 님의 댓글창을 망가뜨릴 것 같아 제 블로그로 옮겨서 포스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