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30일 화요일

규헌이 할아버지 기일

오늘은 규헌이 할아버지 기일이다. 돌아가신지 벌써 6년이 되었으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출근 직후부터 유난히 정신 없었던 오늘, 그래도 잊지 않고 연락 주시는 분들 덕분에 오히려 내가 정신을 차리게 된다.

하루가 아쉬울 만큼 부쩍부쩍 크는 규헌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살아 계신다면 규헌이에게도 엄한 할아버지로 기억 되셨을까? 아니면 더할나위 없는 인자한 할아버지가 되셨을까?

아마, 후자일 거라 생각된다. 특히 나에겐 더할나위 없이 엄한 어머니였던 분이 규헌이에겐 세상에서 제일 좋은 할머니로 변하시는 걸 보면 그 생각에 확신이 선다. 집 떠난지 16년, 돌아가신지 6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내 기억에 엄격함으로 남아계신 분이라 하더라도 손주에 대해서는 다르셨으리라. 또 그게 세상 순리인 것 같고.

그냥, 당신 혼자 늙어가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마음이 묵직한 하루다.

2010년 11월 13일 토요일

목표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은 일견 바른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하루하루를 모아 이루고자 하는 삶의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되는대로 흘러가는 자신의 모습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정하게 되어버린다. 열심히 사는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목표가 불분명한 상태로 그저 당장 하고 있는 일에 무작정 매진하느니 차라리 손에서 일을 놓고 허리를 펴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과녁은 활을 쏘기 전에 먼저 확인하는 것이지, 활을 아무곳으로나 멋지게 쏘아놓고 화살이 맞은 곳에 그려 놓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획

최근 들어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고 있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의 역할을 CEO의 생각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 자료를 만들어 내거나 그저 영업의 목소리를 개발부서에 전달하는 것으로 그치는 기획맨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한다.

기획맨에게 꼭 필요한 것을 꼽으라면 예측력이나 시장 및 기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배짱인 듯 싶다. 현재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자신의 기획 결과물에 대해 아랫배 힘 주고 버티는 배짱이야 말로 정말 필요하다.

그래야 컨셉으로는 고정 관념을 깨고 기술적으로도 탄탄히 설계된 아이폰과 같은 제품이 나온다. 아이폰에 사용된 기술 중 신기술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TF라는 훌륭한 제도가 개발자들끼리의 극초단기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가는 걸 보면서 '기획' 이라는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가 진정 아쉬워 진다.

2010년 11월 9일 화요일

교육방침

이제 겨우 규헌이가 돌을 지냈을 뿐이지만 슬슬 엄마 아빠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 들고 또 엄마 아빠가 싫어하는 행동과 좋아하는 행동을 얼추 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조만간 규헌이를 대하는 태도에 기준을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가장 큰 고민은 내가 받아온 방식대로 교육을 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나와 아내 모두 공공 장소에서의, 집 밖에서의 태도에선 예의 범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니 그건 고민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바로 가정 안에서의 교육 방침이다. 내가 자라면서 받은 교육을 그대로 시킬 것인가 아니면 아내의 방식대로 할 것인가. 이도저도 아니면 바뀌어 가는 세상을 관찰하고 거기에 맞게 새로운 교육 방침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가능성의 도달 여부를 떠나서)

친구들이 조선시대 집안이라고 놀라워 할 만큼 너무나 엄격했던 집안 분위기를 떠올리면 다 자라서 집을 떠난 후에도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런 엄격함이 지금의 날 만들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게 엄격하게 가르칠 경우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너무나 잘 알기에 그걸 내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그리고 주위에서 보면 그렇게 엄하게 자라지 않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을 잘 정립해서 멋진 성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내 자신이 어떻게 하면 엄하게 가르치지 않고도 그렇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지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그 말은 마치 비행기는 조종간으로 조종한다는 말을 듣고 조종석에 앉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피상적인 지식은 모르는 것과 다름없다. 내가 가진 딜레마는 바로 거기에 있다.

내가 받아온 교육 방식이 싫다고 무조건 반대로 하면 아이를 응석받이로 키울테니 결국 그 중간 어디쯤에 타협점을 찾아야 겠지만 과연 내가 그 타협점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런지. 부모님께 내가 받아온 교육 방침이 힘들었을 뿐 틀린 방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똑같이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타협점은 멀어지는 것이고.

어려운 고민에 돌입했다.

2010년 11월 8일 월요일

노트북

집에서 사용중인 노트북의 수명이 거의 다해가는지 꼴깍 거리면서 숨 넘어가기 직전이다. 하드 디스크를 로딩하지도 않고 CPU를 풀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클릭 한번하면 반응이 오기까지 세월이다.

어쨌든 구형 맥 하나로 한국에서 지낼 순 없기 때문에 윈도우 머신이 한대 있기는 해야 해서 이참에 노트북을 하나 장만할까...하고 아내하고 이야기 해보다 다나와에서 검색까지 해봤다.

그런데 하도 컴퓨터에 관심을 끊고 지냈더니 i5 가 뭔지, i7 이 뭔지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어떤 모델은 70만원이고 어떤 모델은 백만원이 넘는지 구분도 안되고. ㅡ.ㅡ;;;

이제 디지털 프라자 가서 "가정용 노트북 한대 주세요." 라고 말해야 하는 세대가 된 건가?


2010년 11월 5일 금요일

페이스북

한동안 페이스북을 이용해봤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용하기로 결정. 내 성격에는 트위터보다는 페이스북이 더 맞는 듯 싶다. 지인들과만 선택적으로 연결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 어쨌든, 현재 페이스북을 이용중이니 혹시 필요하신 분들은 친구 추가하시길.

http://www.facebook.com/kiyoung.choi

:-)


2010년 11월 4일 목요일

되돌아 가기

이번달 말 이사를 가면 현상 약을 새로 마련할 생각이다. 아직 조금 남아 있긴 하지만 오래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심기일전 하는 계기가 필요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사를 가면 집이 넓어지니 지금보다 공간도 여유가 생길테고 여러가지 면에서 마음에도 여유를 좀 더 가질 수 있으리라. 적어도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는 말이다.

일상의 발견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내 내면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신경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할 뿐이다. 운좋게 참가한 초대전 이후에 헛바람이 들어서 내가 무슨 예술가라도 되는것 마냥 사진에 무언가 담아내려 했지만 결국 내게 있어서 사진이 주는 의미는 깊은 심호흡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셔터를 누름으로써 나오는 결과물이 아닌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의 차분함과 집중, 바로 그게 필요했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내 사진을 보고 만족해 했던 시기는 사진으로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던 시기가 아니라 그저 뷰파인더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자체를 즐겼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때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