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강릉 경포

사촌동생 결혼식 때문에 강릉 경포대 와 있음. 시간이 남아 테라로사 경포점에서 커피 한잔 하러 가는 길.

2010년 10월 29일 금요일

부자감세

최근 한나라당이 벌이는 부자감세 철회 논란을 보며 착찹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물론 부자들이 돈을 쓰는 것은 과소비라고 욕할 것이 아니라 박수를 쳐주며 권장되어야 한다. 그들의 돈이 주머니에서 나와 돌고 도는 것이 은행 계좌나 주식 계좌에 머물면서 자가증식 하는 것 보다 백배 천배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유도하기 위해 부자들의 세금을 깍아주는 것은 바보같은 소리다. 무엇보다도 그 효과가 없다. 왜냐하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은 세금이 얼마이든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만큼은 이미 쓰고 살기 때문이다. 깍아준 세금은 일부만 소비를 늘리는데 사용될 뿐 대부분은 '투자'라는 이름으로 자가증식 하는데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감세가 내수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깍아준 세금이 실제로 소비에 이용될 수 밖에 없는 소득 계층에 실질적인 감세가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세금을 많이 내는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예 소득세를 내지 않는 소득구간 사람에게 소득세율을 들어 불평을 할 수는 없다. 나 같은, 그리고 나보다 더 많이 버는 사람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왜냐하면, 소득세를 내지 않는 혹은 적게 내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대부분의 소득을 이용해야 하지만 나는 훨씬 많은 세금을 소득세로 내더라도 의식주 해결에 그리 많은 비율의 소득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여가 생활도 즐길 수 있고 미래를 위해 개인 연금도 들어들 수 있으며 그러고도 여유가 남아 남는 돈의 투자처를 고민하는게 현실이다. 내가 가진 여유의 일부를 세금으로 더 내더라도 내 삶의 질을 낮춰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니 나보다 더 많이 버는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나는 지금의 위치에 올라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어린 나이때부터 했다. 대학 입학 후부터 부모님의 도움 없이 대학 학자금을 마련하고 박사 학위를 받기위해 했던 노력들은 지금 어디가서 이야기 하더라도 감탄을 이끌어 내는 소재이다. 그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지금의 내 소득에 당당하다. 그러나 내가 지금 내는 세금에 대해서는 당당하지 못하다.

나는 지난 20년간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지금 이 순간 1의 노력으로 10을 번다. 그런데 저소득층은 1의 노력으로 1을 번다. 하지만 그 1의 소득은 살아가는데 1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축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3이나 4를 세금으로 내더라도 6이라는 소득이 남는다. 내 지난 과거의 노력에 대한 대가는 그 6에서 찾으면 된다. 굳이 그걸 7,8로 만들기 위해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혹한 삶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그런 가혹함을 요구하는 부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노력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얼만큼의 소득에 당당해질 수 있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현실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한마디 하자면, 저소득 층에게 돌아간 감세는 소비로 대부분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 확대는 내수 경제에 직접적이고 즉시적인 도움이 된다. 활성화된 내수는 내가 다니는 기업의 이윤을 증가시키며 그 이윤은 내게 보너스와 연봉 인상이라는 달콤함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게 바로 긍정적인 피드백이다.

이러한 연결고리의 시작점에는 부자들에 대한 증세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의 부자감세 논리는 한마디로 엉터리다. 그들은 자신의 부를 자신의 힘으로 쌓지 않았나보다. 그런 자들이 집권 여당이라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2010년 10월 20일 수요일

산책

한동안 이리저리 고생하게 만들었던 프로젝트의 9부 능선을 넘었다. 프로젝트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이제 남은 건 행정적인 절차 뿐이다. 내 손을 떠났으니 이제 남은건 기다리는 일 뿐이다.

어제는 프로젝트 관련 마무리 메일을 관련인들에게 전송하고 나서 사무실을 나서 사내 공원을 잠시 산책했다. 이어폰을 귀에 꼽은채 한참을 그렇게 돌아다녔다.

처음이었다. 사내 공원을 이렇게 산책을 해 본게. 우리 회사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싶은 곳들까지 발견했으니.(커피 전문점, 베이커리 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피자 가게는 왜???) 커피숍에서 커피를 한잔 사들고 벤치에 앉아 가을이 내려앉고 있는 회사 소경을 한참을 바라보다니 프로젝트를 진행 하면서 받았던 여러가지 스트레스가 너무나 가볍게 날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부터 하루 이틀 정도 짧은 휴식을 누릴 것 같다. 다음 업무도 이미 정해졌고 해당 프로젝트 멤버들의 업무 콜도 쏟아지고 있으니 길게 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지난 1년을 쉼없이 달려왔으니 며칠 정도의 휴식을 내게 허락하는 것 정도는 필요하겠지.

행복한 가을이다.

2010년 10월 15일 금요일

우측 깜빡이

"우측 깜빡이를 넣었다고 다음 교차로에서 바로 우회전 하라는 법은 없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유명한 발언이다. 그리고 이번 교차로에서도 한은은 우측 깜빡이를 켠 채 직진을 했다. 시장 눈치를 보다 결국 차선 변경을 못한 것이다.

차선 변경을 바로 할 것도 아니면서 교차로 몇개를 우측 깜빡이를 켠 채 운전하는 사람을 보통 '초보' 운전자라고 한다. 고속도로를 나가야 하는데 우측으로 들어가지를 못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갔다는 그 '초보' 말이다.

한은이 초보가 아니라면 언제 꺽을지도 모르는 우측 깜빡이를 켠채 운전을 계속 할게 아니라 깜빡이를 끄고 운전하는 것이 옳다. 뒤를 따라가는 차가 불안해서 앞질러 가는, 시장이 한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는 상황을 피하려면 말이다.

한은 총재가 신뢰를 지켜야 하는 대상은 시장이지 청와대가 아니다.

2010년 10월 14일 목요일

"아, 짜증나. "
"미치겠네. "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그리고 내가 절대로 금기시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어떤 말이든 입 밖으로 뱉는 순간 자신의 감정이 구체화가 되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믿는다. 마치 '사랑한다' 는 말처럼. 고백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사랑한다고 말을 한 그 순간 감정이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치닫게 되는지.

다른 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생각이 들더라도 압 밖으로 구체적인 어휘를 소리내어 말하지 않는 한 감정이 그 생각에 지배를 받는 일은 드물다.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리 표현하기 위해 만든 것이 언어라지만 분명 지금의 우리는 언어에 따라 생각이 흐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이 맺히다'는 말을 다른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만큼 다른 언어권 사람들에게 '한'은 낮선 감정이다.

'말' 이 생각을 이끈다.

2010년 10월 10일 일요일

애증

자신이 응원하는 스포츠 구단이 리그 상위도 아닌 하위를 맴도는 약팀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감정이 바로 애증이다. 그 팀의 선수 구성 및 구단 여건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기에 승리를 바라기 어렵지만 그러면서도 스포츠이기에 이기기를 희망하는, 한때는 더이상 보기 싫다고 외면하다가도 어느 순간 박수를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

4년에 한번씩 관심을 갖고 이기면 칭찬을, 지면 욕을 하는 대부분의 국대 팬들은 알지 못하는 감정이 한국 K리그 하위 팀들의 팬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대전이 또다시 나를 찡한 감동의 물결에서 허우적 거리게 만들었다.

http://m.sports.daum.net/sports/soccer/korea/newsview/20101009214306760

2010년 10월 5일 화요일

11월을 기다리며

이제 막 10월이 시작된 시점이지만 난 개인적으로 11월을 더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는 이유가 세가지가 있다.

1. 규헌이의 돌잔치

규헌이가 태어난지 1년이 되어간다. 요즘엔 기지 않고 혼자서 걸어다니며 사고를 치는데 정말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나 싶다. 물론 한편으론 언제 다 키우나 싶기도 하지만. :-)

2. 직장 근무 부서 변경

11월이 되면 지금 있는 부서를 옮기기로 예정되어 있다. 지금 부서가 싫은 것도 아니고 업무 만족도도 높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금 하고 있는 TV용 LED개발보다 조명용 제품 개발을 하고 싶다.

3. 교보문고에서 e-book 이용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epub 포맷의 전자책이 11월부터는 아이리버 스토리에서도 이용이 가능해진다는 고객센터의 답변을 받았다. PDF 포맷의 전자책만 구입이 가능했던 그동안은 이용이 많이 불편했는데 이제 제대로 전자책 리더기로써 이용이 가능해졌다.

추가로...날이 선선해지는 것도 무척 기다리고 있다. :-)

미국 술집서 총기소지 허용 확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모두 서로를 사냥감으로 삼아 화끈한 사냥터를 만들자는 소리로 밖에 안들린단 말이지.

아무리 문화적 차이라고는 하지만 생명을 죽이는 것 말고는 쓸모가 없는 총기 소지에 왜 이렇게 열성적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제 무법이 법이던 서부 개척시대도 아니잖아?

어차피 나야 그저 여행객의 입장에서 관광지만 돌아다닐 팔자니까 현지 법에 대해 비판할 입장은 아니지만 바로 저렇게 '내가 위험한 것 같으면 일단 상대를 죽이고 나서 생각해보자'는 식의 마인드가 국제사회에서 드러나는게 반갑지 않다.

미 술집서 총기소지 허용 확산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0/10/05/0601090100AKR20101005000800072.HTML

2010년 10월 4일 월요일

댓글 달기

기본적으로 다른이의 댓글을 잘 다는편이 아니다. 구독하는 블로그는 많은데 그 블로그에 내 흔적을 남기는 일에는 인색하다는 말이다.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닌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문제는 블랙베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댓글을 달고 싶어도 달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가 내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면 내가 사용중인 댓글 시스템인 disqus 가 메일로 알려주고 그 메일에 회신을 하는 방식으로 나도 댓글을 달 수 있다. 메일을 이용하기 때문에 직접 블로그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구글리더로 다른 사람의 글을 읽다 댓글을 달아주고 싶은 포스팅이 있더리도 블랙베리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블베의 기본 브라우저가 어지간한 댓글 기능을 로딩하지 못해 제대로 댓글창을 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퇴근 후에 다시 컴퓨터를 켜고 앉아서 키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것도 불편하고.

뭔가 편리한 방법이 없을까? 가뜩이나 블랙베리에서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구글 버즈도 이용하는 걸 관두고 페이스북으로 넘어갈까 생각중인데 다른 사람의 블로그는 내가 어쩔 수 없으니...

방법을 고민은 해봐야 겠으나 과연 유효성이 있는 방법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2010년 10월 2일 토요일

중국의 결정적 한방 혹은 헛방

청일전쟁 후 백년만이라는 중일 전쟁, 바로 센카쿠 열도 혹은 조어도 라 불리는 섬의 영유권을 놓고 벌어진 최근 일본과 중국의 극심했던 대립을 놓고 일본의 일방적인 항복을 받아낸 중국의 힘을 놀라워 하는 시각이 많다. 그와 함께 중국의 결정적 한방으로 등장한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두려워하는 이야기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희토류가 결정적 한방으로 등장한 것은 단순한 사고, 즉 중국 중앙 정부의 의지가 아닌 희토류를 생산하는 기업이나 지방정부 혹은 선적을 진행하던 항만 관계자들의 '오버'에 기인했다고 본다. 결정적 '한방' 이 아닌 '헛방' 을 날린 것이다. 그와 함께 이번 사태로 하얗게 질린 측은 중국 정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중국이 얻은게 없다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면서 중국 일반 국민들의 자존심은 채워 주었을지 모르나 문제가 됐던 센카쿠 열도 혹은 조어도 의 실효적 지배는 여전히 일본이 하고 있다. 어업 한계선이나 자원 개발권 등 중국이 가져간 이득은 전혀 없다. 원자탄보다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드러냈음에도 그를 이용한 어떤 이득도 취하지 못한 것이다. 당장 세계 각국은 희토류 이용 산업 점검에 나섰고 토요타 자동차 등 선도 기업들은 대체 물질 개발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금년 내에 이런 움직임을 보일 곳은 토요타만이 아닐 것이다.

뒤늦게 뭐라도 건져보고자 배상하라는 소리를 해보기도 했지만 이미 중국은 패를 보여주고 난 뒤다. 일본은 이번 사태로 인해 중국 정부에서 채굴 기업간 담합을 인정해줘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희토류 가격을 억제할 협상력을 손에 쥐었다. 희토류로 자원 전쟁을 할 생각은 없다며 수출을 막은 적 없다고 펄쩍 뛰었던 중국 입장에선 이제 가격 올리기에 부담이 커졌다.

2. 아프리카 투자의 경쟁자를 늘리다

이번 사태를 본 세계 각국의 머리속엔 '아프리카' 라는 네 글자가 떠올랐을 것이다. 희토류는 중국에만 매장되어 있는 자원이 아니다. 희토류 채굴의 공해성 때문에 미국등 선진국에서 자국 채굴을 기피했기 때문에 중국이 독점했을 뿐이다.(2000년대 초반까지 희토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 이런 공해성 자원을 채굴할 수 있는, 그리고 채산성이 있는 곳은 아프리카다. 특히 거주 인구가 적어 채굴의 부담이 적으면서도 매장량이 많은 곳은 중앙 아프리카다. 그러나 그간의 개발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중앙 아프리카는 도로망 등 사회기반 시설이 부족하여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을 뿐 중국을 위협할만한 수준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 놀란 세계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아프리카 투자에 나설게 확실하다. 당장 한국만 해도 이번 사태 직후 지경부에서 아프리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아프리카에 지금껏 가장 열심히 투자를 해 온 나라는 다름아닌 중국이다. 10년만 이대로 지났어도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손대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을텐데 어설프게 결정적 한방을 드러내는 바람에 골치아픈 경쟁자들을 안방에 불러들인 겪이 됐다. 더구나 그 경쟁자들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아프리카 투자에 대한 공동 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결정적 한방은 말 그대로 결정을 짓는 목적으로 사용될때 그 가치가 있다. 아무런 이득도 없이 패를 보여주고만 이번 사태는 따라서 중국 중앙 정부의 의지가 아닌 감정적으로 행동한 일부의 '결정적 헛방' 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지금까지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현명함을 고려해 보면 더욱 그렇다.

장기적으로 희토류와 같이 인간에게 유해한 자원은 대체 물질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희토류의 대체 가능성은 있다. 그리고 이번 사태로 인해 이런 대체제의 개발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가 되리라고 본다.
외교적인 측면에서의 중국의 헛방이 인류를 위한 긍정적인 한방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0년 10월 1일 금요일

노을을 바라보다

저녁때 거실 쇼파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다 깜짝 놀랐다. 어둠이 내려앉는 하늘 끝자락이 노을과 어우러져 부드러운 색의 향연을 벌이고 있었다. 노을의 붉은색에서 밤의 짙은 남색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아주 짧은 시간에만 허락된 보라색의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노을 사진에 열중했던 시기가 있었다.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때로 기억하는데 해질 무렵만 되면 카메라를 들고 가까운 건물 옥상에 올라가 적절한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곤 했었다. 추운 겨울에도 손을 감싸쥐고 입김을 불어가면서 건물 옥상을 지켰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 열심이었다.

노을 사진을 찍지 않게 된건 흑백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사진의 색 표현에 관심을 잃고 난 이후 부터다. 그러면서 해질 무렵의 노을을 관심있게 올려다 보는 일도 없어졌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평소 무신경하게 넘어갔던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겼다며 좋아했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자 피사체가 아닌 것들에는 무관심해 지는 역작용이 생긴 것이다. 사진이 뭐라고.

굳이 기록으로 남기지 않더라도 자연이 보여주는 색의 향연을 외면하며 살 필요는 없을것 같다. 기록은 감동에 앞설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감동하느라 셔터를 한박자 늦게 누르면, 아니 누르지 못하면 또 어떤가? 사진은 그런 감동을 남기기 위한 보조 기구에 불과한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