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4일 화요일

어처구니 없는 예산 삭감

연구실에서 총 기간 5년인 정부 지원 과제를 진행중이다. 차세대 기술 연구로 분류되는 것으로 5년이라는 기간동안 기반기술 연구부터 어느 정도 상용화 가능한 단계의 샘플까지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2년차에 접어든 올해, 갑작스럽게 R&D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20% 의 예산 삭감을 통보받았다. 우리만 삭감 당한게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업단에 소속된 다른 과제들도 모두 삭감되었다고 한다. 연구 과제 시작 단계도 아니고 1년동안 진행해 온 과제의 연구비를 일괄 삭감하다니, 콩과 멧돌을 모두 준비해 놓았는데 어처구니를 빼앗아 간 형국이다. 처음 연구 과제를 기획해서 모집했을 때는 그만한 예산을 확보해 놓았으니 진행했을텐데 예산이 부족하다니. 도대체 5년짜리 연구 계획서는 그럼 왜 받은건지. 1/5 연구비 삭감이면 5년 과제를 4년으로 줄인거나 마찬가지인데 연구는 이미 시작되었고 장비도 이미 구매했거나 구매 진행중인데 이제와서 연구 계획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판이다. 20%면 도저히 연구비를 아껴서라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의 삭감이다.

올 초에 참석했던 어느 워크샵에서 정부에서 R&D 예산을 확충해서 올해 신규 과제를 많이 배정할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위에서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R&D 예산을 대폭 늘렸나...하는 웅성거림이 있었다. 그런데 내 생각에 기존 대형 과제들의 연구비를 삭감해서 그걸로 자잘한 과제들을 많이 만든게 아닌가 싶다.

만일 그렇다면 공기업 신입사원 월급 깎아서 행정인턴 뽑은 것과 마찬가지.

설마 국가의 차세대 산업을 위한 기반기술 연구의 연구비를 깎아서 포크레인 비용 대 주는 것은 아니겠지. ㅡ_ㅡ;;;



2009년 2월 23일 월요일

이사

지난주 수요일에 경기도 북서쪽에서 경기도 남서쪽으로 이사를 했다.

어제 저녁에야 대충 정리가 끝나서 사람사는 곳 분위기가 난다. 아직 완벽하게 정리된 건 아니지만 이번주에 책상과 의자가 들어오고 빨래걸이를 베란다에 고정하면 모든 것이 오케이.

정말 이사하는 건 귀찮다. 아내와 손꼽아 보니 앞으로 최소 두번은 더 이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두번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ㅡ_ㅡ




2009년 2월 10일 화요일

아이스티 시원한거요

영동고속도로 강릉 IC 를 나오면 대관령을 넘기 직전 강릉 휴계소가 나온다. 어지간하면 아내와 이곳은 늘 들리는 편이다. 본격적으로 영동고속도로를 타기 전에 커피한잔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이곳의 녹차라떼는 제법 맛있어서 이곳에서 만큼은 난 녹차라떼를 주문한다)

그런데 몇개월 전 강릉 휴계소 커피숍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우리 앞에 있던 아주머니께서 음료를 주문을 넣었는데,

아주머니 : 아이스티 하나요
점원 : 아이스티 따뜻한거요 차가운거요?
아주머니 : (잠시 눈만 껌뻑거리다가) 아이스티 달라구요.
점원 :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그러니까 아이스티 따뜻한걸로 드릴까요 차가운걸로 드릴까요?
아주머니 : (굉장히 당황한 얼굴로) 차..차가운거요.

아내와 난 이쯤에서 뒤집어 졌고 웃음을 참느라고 정말 고생했다. 그리고 커피를 손에 쥐고 나와서는 터진 웃음을 주체 못해서 출발이 지연됐다. 그 아주머니가 아이스티를 '따뜻한걸로' 달라고 했다면 어떤게 나왔을까?

그 일을 잊을 무렵 비슷한 일이 오늘 저녁때 터졌다. 자주 가는 오목교역 로스터리 카페 빠르코에 들려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재무설계사와 고객이 만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재무설계사분이 무척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아이스티 시원한거요"

라고 주문을 하는게 아닌가! 또 있었다! 아이스티 시원한걸 찾는 사람이! 커피를 마시고 있던 아내는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귀까지 벌겋게 변했고 나 역시 커피를 뿜을 뻔 했다. 분명 '아이스티 = 홍차' 라고 인지하고 있는 분들일 건 확실했기에 이해는 갔지만 어쨌든 너무나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조금은 힘들었던 날이어서 몸이 피곤했는데 그 한방으로 하루의 피로가 날아가 버렸다. 아직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

ps
오늘은 빠르코에서 원두를 산토스, 슈프리모, 예가체프 의 세가지를 가져왔다. 산토스는 내 것, 슈프리모와 예가체프는 아내 것. 오늘부터 앞으로 며칠이 최고로 맛있을 시기니 이번주엔 열심히 커피를 드립해야지. :-)




2009년 2월 8일 일요일

Windows


[Kobica 35 BC-1 | 400TX | Diafine | V700]
@홍천, 비발디 파크



2009년 2월 6일 금요일

노출실패

노출계 없이 감으로 노출을 결정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롤 하나를 전부 실패했다. 조금 전 카메라에 물려 있던 필름을 빼서 조물락 거리며 현상을 했는데 수세작업을 마치고 필름을 꺼내 보고는 혀를 차고 말았다.

필름의 전반부는 내가 찍은 것이고 후반부는 아내가 설에 내려가면서 눈 오는 풍경을 찍은 것인데, 내가 찍은 것은 전부 노출 과다, 아내가 내 조언을 받아 찍은 것은 노출 부족으로 보인다. 뒷 부분은 어차피 밤 풍경이었으니 현상을 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텐데 내가 찍은 앞부분이 노출 과다인 건 좀 당황스럽다.

최근 현상한 필름들을 곰곰이 돌이켜 보니 조금씩 노출 오버의 경향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RO 041 필터가 장착되어 있는 KX 와 UV 필터만 장착되어 있는 Kobica 사이에서 노출 감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닐까? KX 기준으로 노출을 판단하면 보통 렌즈에서는 노출 과다가 될 테니까. 다음 롤에서는 예상보다 한 두 스탑 노출을 낮춰서 찍어봐야 겠다.



황혼이혼

지난달을 마지막으로 아내가 회사를 그만뒀다. 아내가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 이후로 아침을 근사하게 얻어먹고 있다. 아침에 국을 먹기를 원하는 나지만 그 동안은 둘 다 출근하느라 정신없는 관계로 국 없이 간단하게 먹었었는데 이젠 아내가 시간이 많아지면서 국을 챙겨주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를 오늘 했더니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후배 하나가 나를 보면서 말했다.

"형, 너무 배짱 좋은거 아니에요? 그러다 황혼이혼 당해요."

...

화...황혼이혼...ㅡ_ㅡ;;;;;

나는 아내가 남편에게(일방적으로) 아침을 꼭 챙겨줘야 한다는 주의는 아니다. 시간 여유가 다를 땐 내가 아침 준비를 해서 아내에게 대접한 적도 많다. 지금 내가 아침을 먹는 건, 상대적으로 아내에게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아끼고 보듬어야지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희생한다는 식의 태도는 옳지 않다. 가정을 위해 아내에게 많은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안되지만 프로포즈나 각종 이벤트 등을 남자에게 기대하는 여자들도 반성해야 한다. 일전에 내가 아침에 커피를 내려서 보온병에 담아 출근하는 아내에게 건내준다는 말을 사촌 여동생에게 했더니 그 친구 말이 자기 회사의 결혼한 여직원들이 전부 약올라 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자기 남편에게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줄 생각을 하기에 앞서 자기는 못받으니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 여자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 자기가 받고 싶다면, 부러운 것이 있다면 먼저 배우자에게 해 줄 생각을 하는게 옳은 태도다. 우리 부부가 결혼 후 4년이 넘도록, 연애기간까지 합해 7년의 기간동안 말다툼 한번 없이 지낼 수 있는 건 서로가 서로에게 받고싶은 만큼 베풀며 살기 때문일 것이다. 동생들은 내가 아내에게 너무 잘해준다며 대단하다고 하지만 내가 아내에게 받는 걸 생각하면 아직도 내 정성은 한참 모자란다. 그게 중요한 키 포인트다. 서로가 서로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물론 이런 건 한쪽이 잘 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 자신은 내가 받고 싶은 만큼 사랑을 표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도 거짓은 아니다.

사촌 여동생 둘과 우리 부부 둘 까지 넷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회를 한참 먹고 들어왔다.(소주도 함께)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 생각나는대로 두들겨 봤다. 오늘의 화제가 화제이니 만큼. 동생들이 말한, 오빠와 언니는 표준이 아니다...라는 말. 재미있는 표현이다. 그럼, 표준은 툭탁거리며 싸우는 부부인가??

아 술 올라. ㅡ_ㅡ;;;;;;;;;;




2009년 2월 3일 화요일

Neverwinter Nights



지난 며칠동안 자기전에 게임을 하고 있다. 게임명은 Neverwinter Nights. 2편이 아닌 1편, 그것도 확장팩이 아닌 오리지널이다. 굉장히 예전 게임인데 2편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컴퓨터 사양이 아니어서 1편을 그냥 하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 텔링이 강한 정통 RPG의 명작이기에 요즘과 같은 화려한 그래픽이 아니어도 별 상관이 없다. D&D 3rd edition 을 적용했기 때문에 D&D 팬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게임인 반면 기존 일본식 RPG 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1d8 이라는 데미지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상황이 종종 벌어질 수 있다. 물론 D&D 룰을 모르더라도 그냥 게임을 진행하는데는 지장 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은 예전에 리눅스 머신에서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명작 게임이어서 구입 했었는데 실수로 세이브 파일을 지우는 바람에 묻어 두었다가 다시 플레이 하고 있다. 한글판도 발매가 되었는데 번역기 수준에도 못미치는 번역으로 인해 도저히 게임 진행이 불가능한 경우가 생겨서 영문판으로 업데이트 해버렸다. 덕분에...아주 즐겁게 네버윈터를 여행하고 있다. ^^

1편을 끝내고 나면 역시 D&D룰을 적용해 만든 Baldur's gate 1,2 를 할 계획인데 Baldur's gate 1편은 액정 모니터에서는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패치를 해줘야 한다는 말이 있어 패키지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어차피 옛날 게임이라 값도 저렴한데 그냥 질러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