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8일 일요일

금성, 샛별, 개밥바라기별 그리고 생각의 배설

이틀전 금요일.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했던 책이 도착했다. 당일 배송을 가장 큰 광고 문구로 삼는 곳이었지만 크리스마스 연휴를 거치면서 본의 아니게 배송일을 거짓말 한게 되어 버렸다. 책을 주문하던 날 아침, 분명 홈페이지에는 ‘지금 주문하면 금일 배송됩니다’ 라고 적혀 있었고 주문 후 메일인가 휴대전화 문자로 온 배송 예정일 통보 역시 그날 받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저녁을 책을 손에 쥐고 보내려 했던 내 계획은 틀어져 버렸고 너무 늦게 계획을 세웠던 터라 별다른 대책도 없이, 결국 별볼일 없는 TV 프로그램 사이를 리모컨으로 옮겨다니며 보내야 했다. 징검다리 휴일이라며 많은 회사에서 연말까지 긴 연휴를 준 지난 금요일에야 책이 도착했고 연말 회식에 친구들끼리 갖는 송년회까지 겹쳐 책은 차 뒷자석에서 그렇게 이틀을 더 나와 대면하지 못하고 놓여 있었다.

일종의 충동 구매라 할 수 있는 마우스 클릭질로 샀던 그 책의 제목은 ‘개밥바라기 별’ 이었다. 사람이 지적 동물임을 증명하는 수단 중 하나인 ‘체계화 된 언어를 통한 느낌의 구체화’ 라는 것이 얼마나 별볼일 없는 것인지 그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하는 순간 다시한번 깨달았다. 금성(金星) 이라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한자어에 비해 개밥바라기별 이라는 순 우리말은 얼마나 색다른 느낌을 주는가. 그것이 순 우리말이어서 특별한 것이 아니다. 평소 들어보지 못한 단어였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다. 책의 제목을 금성 혹은 샛별 이라고 지었으면 어땠을까. 아니, 아예 이 시대가 앓고 있는 영어 상사병에 부합되게 venus 라고 붙였다면 어땠을까. 동일한 사물을 지칭하는 많은 어휘가 있고 이중 평소 들어보지 못한 어휘가 사람들의 주목을 조금 더 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개밥바라기별 이라는 제목은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물론 아직 소설을 반의 반도 채 읽지 않은 입장에서 그 제목의 적절성을 논하는 것만큼 웃음거리가 되는 일도 없겠지만 어쨌든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내가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그랬다. 만일 내가 개밥바라기별이 무엇인지 몰랐다면 다른 반응을 보였을까.

시덥잖은 소리....지쳐있는가 보다.

가루녹차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간이 녹차를 한잔 앞에 놓아두고 책을 손에 넣은지 날수로 사흘째 되는 날 저녁인 오늘에서야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전에 책의 하드 커버를 싸고 있는 매끈한 종이로 된 얇은 겉장을 벗겨내 버렸다. 어떤 사물이든 그것을 덕지덕지 감싸는 것들의 존재를 싫어하는 건 아마 수십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으리라. 난 책 표지를 보호한다고 매끈한 종이로 한겹 싸 놓거나 홍보용 종이를 접어서 다시 한번 그 위에 둘러싸 놓는 것이 너무 싫다.(그런 것들의 정확한 명칭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책 만드는 일을 하시는 다희님한테 물어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을텐데.) 어쨌든 그렇게 책의 옷들을 벗겨버리고 한시간 정도 읽다가 책을 소리나게 덮어 버렸다. 왜 그리 집중이 안되던지. 책을 읽는 내내 자꾸 엉뚱한 상상이 머리속을 파고들어 내 의식을 책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인도하려 했다. 손가락으로 문장을 짚어가며 집중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더이상 책을 잡고 있는 것이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엉뚱한 상상이라고 적긴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내 모든 의식은 자꾸 컴퓨터 키보드를 향하고 있었다. 음악을 작게 틀어두고 모처럼 여유있고 조용한 휴일 저녁을 보내고 있던 내게 필요한 것은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이었다.

장담하지만 ‘어떤 글’ 이냐는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간혹 혼자 끄적여 놓곤 하는 단편 소설이어도 좋았을 것이고 가장 즐기는 수필이어도 혹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엔 거의 쓰지 않던 시였어도 좋았을 것이다. 아마 내 머리속에 있는 생각들을 글자로 구체화 시켜 쏟아내지 않고 너무 오래 담아 두었기 때문에 그처럼 머리속이 뒤죽박죽이었을 것이다. 어떤 글을 써야 겠다는 구체화도 없이 일단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자 마자 이처럼 손쉽게 문장이 쓰이는 것을 보면 그동안 잘도 참아 왔구나 싶다. 하지만 어떤 강제적인 제지가 있어 그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블로그에 자주 글을 쓰긴 했다. 길지 않은, 짧은 시간에 쓸 수 있는 글들을. 하지만 그런 글을 통해서는 해소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런 부분의 해소가 필요했지만 평소에 문서 작성기를 켜놓고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자면 내가 처한 현실이라는 것에 의한 압박감(이런 글 쓰는 시간에 논문을 한편 더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때문에 섣불리 첫글자를 입력하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오늘 저녁 드디어 잔을 넘은 것이다. 봐야 하는 논문 여러편이 키보드 바로 옆에 쌓여 있고, 보려고 마음 먹었던 책도 놓여있지만 임계점을 넘은 참을성은 거침이 없었다. 그리고 너무나 마음 편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아마, 다 쓰고 난 이 글은 쓰레기일 것이다. 어떤 목적도, 주제도 없이 그저 욕망을 배설한 배설물에 불과할테니.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그래서 배설 후의 쾌감과 비슷하다. 어떤 사람은 아마 어처구니 없다고 이야기할 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면서 배설의 쾌감을 느낀다는 사실에서.

지난 몇년간 사진이라는 취미를 가졌고 올 봄부터는 특히 재미를 붙여 제법 많은 사진을 찍으며 지냈지만 분명 내 가장 큰 취미는 글쓰기일 것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그 두 취미를 비교해 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은 없고 그저 내 자신의 내면에 쌓여 있는 부스러기들을 치우는 수단으로 사진보다 글쓰기를 꼽고 싶다. 정확히 고등학교 입학을 기다리던 겨울부터 시작된 취미였으니 제법 오래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게 ‘업’ 이 아니라 ‘취미’ 라는 사실이 더없이 감사하다. 그처럼 오랜 세월 해왔으면서도 늘지 않는 어휘력과 문장력이라니.

어처구니 없게도 손이 아파온다. 키보드 때문이다. 집에서 쓰는 아이맥을 구입할 때 같이 온 맥용 키보드는 키감이 너무 뻑뻑해서 키를 입력할 때 평소보다 손과 손가락에 힘을 많이 줘야 한다. 그래서 일정시간 타이핑을 쉬지 않고 하면 손가락과 손에 무리가 온다. 답답한 것은 그 ‘일정시간’ 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이다. 아마 여기서 더이상 키보드를 두드리면 짜증이 나기 시작하겠지. 내년엔 꼭 키보드를 새로 구입하리라.

마침 공교롭게도 스피커에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가 흘러 나오고 있다. 음악을 듣는다는 핑계로 이쯤에서 배설을 멈추고 변기의 물을 내려야 겠다. 12월 29일 밤 10시 23분.

2008년이 끝나간다.



2008년 12월 26일 금요일

아이맥 재설치 완료

지난 일요일부터 집에서 쓰고 있는 구형 PPC 아이맥 재설치를 진행했다. 뭐가 설치되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는 난장판이었던 시스템을 일일이 확인해보고 정리 하는 작업을 하는 것 보다 깔끔하게 밀어버리고 쓸 프로그램만 설치해 두자는 마음에 시작한 작업이었다. 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던 작업이 백업 문제와 크리스마스 연휴를 거치면서 어제 저녁에야 마무리 되었다. 액정이 나가서 더이상 음악 플레이어로써 기능을 할 수 없게된 아이팟 5세대는 사진 보관용 외장 하드 디스크로 그 역할을 변경했다.

설치된 OS 가 맥OS 10.3.9 였기 때문에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다. 아이튠즈, 퀵타임 등 애플이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은 물론이고 Firefox 나 mplayer 등 자유소프트웨어들도 최신 버전은 설치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일일이 10.3.9 버전도 지원하는 구버전 소프트웨어를 찾아서 설치해 줘야 한다. 몇번이나 이걸 팔아버리고 인텔칩을 쓰는 아이맥을 중고로 구입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잘 참고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설치해 놓은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아직까지 mplayer 가 자막을 보여주는데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하드 디스크 용량도 전보다 많이 확보해 두었고 음악 듣고, 필름 스캔하고, 웹서핑 하는 정도의 작업을 위한 컴퓨터로는 이제 특별히 손 볼 곳이 없다. 다만 다운로드 받은 구형 소프트웨어들은 모두 잘 보관해 뒀다. 상용 프로그램의 불법 복제가 아닌 애플에서 제공해주는 소프트웨어나 기타 다른 자유소프트웨어들이기 때문에 다음번 재설치때도 프로그램을 구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게 너무 귀찮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글 만세다. 예전 같으면 오피스 프로그램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을텐데 구글 오피스 덕분에 그러한 아쉬움이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앞으로 몇년이나 더 쓸지 모르겠지만 웹페이지가 너무 무거워져서 웹페이지 로딩하는 걸로 시스템이 헉헉거리지 않는 한 컴퓨터를 교체할 일은 없을 것 같다. :-D



2008년 12월 24일 수요일

메리 크리스마스, 나의 모든 기억들


[Pentax KX | K50.4 + Red Orange 041 | 400TX | V700]
@서울 효창동, 카페 마다가스카르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고, 작년 오늘과 지금은 다른 순간이다. 연관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하지만 우리는 엄연히 다른 두 날을, 작년의 오늘과 지금 이 순간을 연관짓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우리의 기억은 과거로, 과거로 뒷걸음질 친다. 어쩔 수 없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현재' 는 이미 우리 등 뒤의 잊혀진 존재일 뿐.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등지고 과거를 맞이하러 종종걸음 친다. 서둘러 내딛는 그 걸음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미처 예상해보지도 못한 채.

12월 24일.

먼 옛날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다렸던 날이고 지금 이순간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현재이자, 가장 멀리까지 과거를 돌아보는 날이다. 오랜시간 쓰지 않아 뻑뻑해진 낡은 타자기처럼 손가락에 힘을 잔뜩 주고 타이핑 해야 할 만큼 오래전 기억이라 할지라도, 너무 힘들어서 절반도 채 타이핑 못하고 포기하게 되더라도 기억의 첫글자가 가져오는 상념의 양은 이미 충분함을 넘어서게 마련이다.

기억속에, 상념속에 묻혀 허우적 거리던 시절은 분명 지났지만 아직도 지척에서 넘실대는 그 흔적들은 손쉽게 걷어버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신발이 젖지 않게 그저 조심조심 걸음을 내딛으며 사는 수 밖에.

그렇다 해도 역시 언젠가는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것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모자를 눌러쓴 채 죽기살기로 외면할 필요는 없다. 타자기의 마침표를 힘주어 누르고도 여유가 된다면 이렇게 한마디 건네보자.

"메리 크리스마스, 나의 모든 기억들."



2008년 12월 23일 화요일

가방 구입


평소 카메라를 넣어 다닐만한 가방이 없어서 불편했었다. 아버지께서 쓰시던 걸 물려받은 카메라 가방은 있지만 그 가방은 카메라와 렌즈 여러개를 집어넣어 작정하고 사진 찍으러 갈때나 쓰기 좋은 큼지막하고 묵직한 녀석이어서 평상시 메고 다니기엔 불편했다.(평상시에는 단렌즈 하나 물린 카메라만 달랑 들고 다닐 뿐)

오늘도 출근하는데 카메라를 들고 가기가 조금 애매해서 그냥 카메라만 메고 나왔더니 아내가 카메라 안넣어 갈거냐고 했다. 뭐...넣을만한 가방이 없으니 별 수 없었다.

오늘 평소 갖고 다니는 카메라를 어찌할 것인지 생각하다 가방을 찾아보자고 쇼핑몰을 뒤적거리다 마음에 드는 아주 저렴한 카메라 가방을 발견했다. 렌즈 물린 카메라 하나 넣고 몇가지 개인 소지품을 넣기에 적당한 크기의 가방이었다. 구글톡으로 아내에게 허락 받은 후 바로 주문!

이제 가방이 도착하기만 기다리면 된다. 신난다. :-D

UPDATE 2008.12.24. 2:50 pm
가방 도착! 인터넷으로 주문한거라 조금 불안했는데 딱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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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필름나라



2008년 12월 22일 월요일

내 통화 스타일

휴대폰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변경하기 위해 이용중인 통신사의 멤버쉽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했다. 변경을 마치고 통화 스타일을 분석해주는 링크가 보이길래 분석해 봤다.

-. 음성 통화량



3개월 평균 117분인데 11월 통화시간도 118분이다. 굉장히 균일하게 통화를 한다. 사실 전화를 쓰는 용도가 정해져 있는것이나 마찬가지다.


-. 시간대별 통화량



많은 사람들이 비슷할 것 같은데 퇴근시간인 밤 9시로 다가가면서 통화량이 급증하는 특징을 보인다. 당연한 거겠지?

-. 요일별 통화량


화요일과 수요일에 통화량이 늘어나는 패턴을 보이던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이때 통화량이 늘어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월요일. 이번주부터 정말로 내가 화요일과 수요일에 전화를 많이 쓰는지 한번 체크해 봐야겠다.

-. 통화 집중도(전화번호가 나와서 텍스트로)


아내 : 45.6%
어머니 : 23.2%
친구A : 4.0%
친구B : 3.7%

사실 음성통화 사용량이 늘 일정한 이유가 통화 집중도에 잘 나온다. 전화를 쓰는 용도가 사실상 아내와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특히 퇴근시간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혼자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위해 매일 퇴근할때마다 빠지지 않고(휴일에도 그 시간이면 꼬박꼬박) 전화를 드리기 때문인 것도 한 몫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나저나...저렇게까지 편중되어 있으면 전화를 해지하고 차라리 무전기를 하나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휴대전화를 아예 없애기는 조금 곤란한 면이 있어서 그럴 수가 없다. 조금 당황했던 것은 처가에 전화를 자주 드린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집계에 잡히지도 않을 정도밖에 전화를 안했다는 점이다. 음...반성할 일이다. 눈이 많이 왔다고 뉴스에서 요란하던데 당장 오늘 전화를 드려야 겠다.

어쨌든 오늘 통화 패턴에 맞게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변경했으니 다음달부터는 요금이 좀 더 줄어들겠지.




2008년 12월 21일 일요일

아이맥 재설치

집에서 사용중인 아이맥을 깨끗하게 재설치 하기로 마음 먹었다. 요즘 사진 스캔&편집 용도로만 쓰고 있는데 불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이 설치되어 있는 듯 한데다(처음 매킨토시 써보는 거라 신기해서 별 짓을 다했었으니까;;;) 시스템에도 뭔가 오류가 나서 디스크 검사를 하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이참에 깨끗하게 밀고 OS와 iLife, 사진 스캔&편집용 프로그램, 동영상 재생용 프로그램들만 남겨두려 한다.

일단 iTunes와 iPhoto 를 백업하는 중인데...구형 시스템이라 DVD RW 가 달려있지 않아 시간이 영 오래 걸린다. 오늘 오후부터 시작 했으니 사진과 음악 백업하고 나머지 파일들 백업하고나서 재설치까지 끝내려면 아무래도 오늘 자기 전까지 마치는 건 불가능할 듯.(저녁땐 영화도 보러 나가야 하니까...)

어쨌든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백업이 끝났으면 좋겠다. ^^

UPDATE 2008.12.21. 05:18 pm
넉넉한 줄 알았던 공CD 가 부족. 공CD 박스에 십수장이 있어서 넉넉하겠다 생각하고 백업을 시작했는데 아래쪽 절반은 아내가 이미 백업용으로 사용한 CD들이었다. 다 쓴걸 아래에 넣어두면 이런 오해가 발생한다. ㅡㅜ 나머지 백업은 내일로 딜레이...ㅡ_ㅡ;;




2008년 12월 20일 토요일

호반의 아침


[Pentax ME | M50.4 + Yellow filter | TX400 | V700]
@충주 청풍호반


지난달 학회 출장때 아침일찍 빠져 나가 청풍호수에서 찍은 사진. 지난 한달간 정신이 없긴 없었나보다.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은 둘째치고 찍어놓은 사진 현상도 못하고 있었으니.

이 사진을 찍던 순간의 고요함을 되찾고 싶다.



2008년 12월 19일 금요일

이제 1년...

어제 퇴근하던 차에서 아내가 문득 한마디를 했다.

"이제 겨우 1년 지났네.."

오해할 수 없는 한마디였다. 생각해보니 정말 딱 1년이 지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한숨을 작게 내쉬고 대꾸했다.

"그러게요. 정말 이제야 겨우 1년 지났네요.."

세상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늘 행복하고 더할나위 없이 사이 좋은 우리 부부에게 한숨을 내쉬게 만든 그 인물은 그 시각에도 변함없이 세종로 1번지에 자리잡고 있었겠지. 4년...남았다. 에휴...



2008년 12월 12일 금요일

2009년 K리그 개막을 기다리며



1주일이 지난 소식이긴 하지만...수원 빅버드에서 열린 2008 K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 에서 수원이 서울을 2:1 로 이기면서 당당히 챔피언 트로피를 가져갔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려 수원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빅버드를 가득 채우고 '우리는 아시아의 챔피언' 을 부르며 우승의 순간을 기다려온 수원 팬들에게 K리그 역사상 가장 낭만적인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이영도씨의 소설에 나오는 '마법의 가을'이 끝나는 순간처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수원 선수들의 머리위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니, 소설에서의 의미대로라면 서울 선수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까.

2008년은 유난히도 대전이 부진했기에 시즌 내내 마음이 묵직했던 한해였다. 우승을 바라지는 않지만 끈기와 투지 넘치는, 끈끈한 대전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듯 해서 간혹 화가 나기도 했었다. 젊은 신인들로 팀을 재구성 하려는 노력이 2009년에는 빛을 볼 수 있을까.

올해는 대전도, 나도 부진했었다. 기운을 내자. 2009년엔 어깨에 힘주고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지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사진출처 : 다음 스포츠 게시판



2008년 12월 10일 수요일

태백산맥 두번째 완독

지극히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쓰여졌다는 주장과 좌편향 된 관점으로 쓰여졌다는 주장으로 논란을 빚었던 '태백산맥' 을 두번째로 완독했다. 읽기 시작한 날로부터 따져보니 10권까지 모두 읽는데 한달 남짓 걸렸다.

고등학생 때 대입이 결정되고 나서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손에 잡았던 장편 소설 중 하나였는데 최근 이명박 정부에서 벌이는 행태를 보면서 문득 떠올랐다. 자신의 부당한 이득을 지키기 위해 정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좌익 빨갱이로 몰아 죽여버리는 소설속 인물들의 모습이 현정권 아래서 날뛰는 수구 기득권들의 모습과 너무나 유사하게 겹쳐졌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면 그날로 '좌빨' 이 되어 버리는, 그리고 누군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빨갱이' 라고 외치면 앞뒤 사정 따져보지 않고 바로 쳐죽일 놈으로 생각해 버리는 정서까지. 수십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빨갱이' 전법이 통하는 걸 보면 한심하기까지 하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다시 읽기 시작한 태백산맥은 지난 한달 동안 나를 사로잡았다.

사실 순수한 공산주의는 이미 실패했으며 순수한 시장경제체제도 대공황을 기점으로 실패한 체제로 전락했다. 온전한 사회주의를 유지하는 나라도 찾아볼 수 없고 마찬가지로 처음 주창된 대로의 자유주의를 유지하는 나라도 없다. 특히 북한은 그저 '세습 독제 국가'일 뿐이지 더이상 '인민 민주주의 공화국' 이라고 자칭할 자격을 상실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역시 그저 '친일 세력이 주도해 만든 전체주의 국가' 일 뿐이지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칭할 자격이 없다.

문제는 이정도 의견만 밝혀도 지금의 대한민국에선 좌익 빨갱이 소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1980년대 전국적으로 유행한 '반공 웅변대회', '이승복 어린이 기념 웅변대회' 입상자 출신인 나까지도 말이다. "이 연사~! 두 주먹 불끈 쥐고~!"^^ )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지난 정권때 '이익을 위해 국가의 기반을 흔드는 시도를 한 반국가집단' 이라는 죄목으로 친일 수구 언론과 정치 세력들을 '국가 보안법' 으로 모조리 잡아넣어 처벌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동안 그들이 해온 행위와 비교해 보면 너무 억지는 아닐 것 같은데.

민족주의도 질색하는 내게 솔직히 태백산맥은 공감하기 어려운 소설 중 하나다. 하지만 친일 수구 세력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기득권이 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목적으로는 더없이 유용한 교과서가 되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2008년 12월 9일 화요일

첫번째 2008년 크리스마스 선물

캐나다에 사는 제명씨에게서 우편이 도착했다.

크리스마스&새해 인사가 적혀있는 엽서와, 캐나다 여행 관련 잡지, 2009년 달력 등이 포함된 푸짐한 선물 꾸러미였다. 올해는 아직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우편을 받은 적이 없으니 2008년에 받는 첫번째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

제명씨, 땡큐~! :-)




2008년 12월 8일 월요일

욕심

세상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사람이 있을까?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요즘, 참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오늘 욕심을 조금 부려봤다. 요즘 같은 시기에 어쩌면 욕심을 '조금' 부린게 아니라 '과하게' 부린 것일 수도 있다.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한번 욕심을 부려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찾아온 기회가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고, 앞으로 만나게 될 기회중 하나일 수도 있다. 뜻대로 되지 않는게 세상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은 뜻대로 되지 않을까? 초조함에 쫓겨 성급하게 판단 내리지 말자.

그 한번을 기다려 보자.



2008년 12월 5일 금요일

...그리고

속상하다.

...

그리고 화가 난다.



2008년 12월 4일 목요일

평등을 이루는 방법

인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 평등을 이루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누군가가 혜택을 받는 만큼 같은 자격을 가진 다른 쪽도 혜택을 받는 것이다. 두번째는 누군가 불이익을 보고 있는 만큼 다른쪽도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두가지 모두 양자의 평등한 입장을 만들어 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반향은 정 반대이다. 첫번째 방법은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고, 요구받는 쪽도 거부할 명분이 없다. 그런데 두번째는 그러한 당당한 요구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힘든지 너도 한번 겪어봐라' 와 같은 억하심정으로 놓는 어깃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당연히 요구받는 쪽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 일으킨다.

요즘 계속 논란이 되는 군 가산점 문제만 해도 "남자만 군대에서 뺑이칠 수 없다. 여자도 군대 가서 고생 좀 해봐라" 와 같은 주장을 하는 남성보다 "남자가 병역 의무를 이행해서 받는 혜택을 병역 의무가 없는 여자도 받고자 하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라고 고민하는 여성이 훨씬 아름다울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제안된 '사회복무제' 와 같은 것도 충분이 논의해 볼만한 대안중 하나일 것이다.(하지만 난 '강제적' 사회복무제는 절대로 반대한다.)

내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 혜택을 나도 정당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지, 상대방의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잘못된 해법이다. 설사 박탈하는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결국 갈등의 증폭을 가져올 뿐이다. 군 가산점 제도 문제처럼.




컴퓨터 소음

컴퓨터를 쓰다 보면 발생하는 소음 중 가장 듣기 싫은 것은 CPU, 그래픽 카드, 케이스 등에 달린 팬의 소음이다. 컴퓨터에 달린 팬은 냉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달아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성능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저가 제품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저가 제품의 경우 쉽게 고장이 나서 곧 소음을 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소음이 정말로 사람의 신경을 긁는다.

조립PC 가 아닌 브랜드PC 의 경우 컴퓨터의 정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내구성이 뛰어난 팬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런 문제가 덜 발생한다. 집에서 쓰고 있는 매킨토시만 해도 팬이 아주 고속으로 돌게 될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소음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난 누군가의 부탁으로 조립PC 를 꾸미게 될 경우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케이스부터 시작해 부착되는 모든 팬은 내구성 좋은 제품으로 쓴다. 그게 나중에 내가 덜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생겼다. 연구실에서 내가 사무용으로 쓰고 있는 PC는 단체로 구입한 사무용 컴퓨터인데 이 컴퓨터의 그래픽 카드 냉각팬이 드르륵 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차라리 케이스 팬이나 CPU 팬이 고장난거라면 교체하기나 쉽지. 구내 컴퓨터 매장에 알아보니 그래픽 카드용 소형 팬은 자신들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거다. 천상 용산에 나갔다 와야 할 판이다.

어지간하면 참고 써 보겠는데, 나 혼자 참아서 될 일이 아니고 책상을 대고 있는 근처 동료들까지도 엄한 방해를 받고 있는 입장이니 당장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필이면 오늘 비가 오고 있다. ㅡㅜ

UPDATE 2008.12.04. 12:05 PM
컴퓨터 케이스를 열어서 그래픽 카드 쿨링팬을 뜯어내 버렸다. 방열판에 팬을 고정시키는 소형 나사 세개중 하나가 잘못 들어가 있어서 말 그대로 잡아 뜯어 버렸다. 굳이 팬이 없어도 잘 버티지 않을까? 내가 이 컴퓨터에서 그래픽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못 버텨서 칩이 타버리면 그때 그래픽 카드를 새로 교체해 버려야지. 설마 졸업할 때 까지는 버티겠지...???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