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30일 목요일

결혼 기념일


[Pentax KX | K50.4 | Ilford delta 400 | V700]

결혼 전 아무리 오랜시간 연애를 했어도 결혼한 이후에 상대방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결혼 후 변하는 모습은 알 수 없다는 전제하에 생각해보면 연애 결혼이든 중매 결혼이든 별반 차이는 없다.

결혼 후 모습을 미리 알 방법이 없다면, 아무리 내가 애를 쓰고 노력한다 하더라도 결혼을 좀 더 잘 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다시말해 연애를 아무리 잘하고 상대방의 조건을 잘 따져보더라도 결혼 후에 행복한 삶을 산다는 보증수표는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은 로또라고 생각한다. 결과는 모른다. 다들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숫자를 찍어볼 뿐.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내가 로또를 해보더라도 절대로 번호를 두개 이상 맞추지 못하는 까닭이. 결혼이라고 하는 가장 큰 로또에서 단독 1등을 했으니 내 인생에 더이상 쓸 행운이 어디 남아 있겠는가?

2008년 10월 30일.

결혼한지 꼭 4년째 되는 날이다.



Simpsonize Me!!



http://simpsonizeme.com 에 가면 자신의 사진을 이용해서 자신의 심슨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다.

내 싱크로율은......볼살이 좀 더 통통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닌 것 같다. ^^




2008년 10월 24일 금요일

심호흡


[Pentax KX | K50.4 + Red Orange 041 filter | Tmax 400 | V700]
@대관령 삼양목장 초지


세상엔 '심호흡'을 할 수 있는 곳이 참 많다.

하지만 언제나 버티고 서서 고개를 젓게 만드는 문제는,

그런 곳까지 가기 위한 여유를 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단순한 사실이다.



2008년 10월 21일 화요일

비밀


[Pentax KX | K50.4 | Fomapan 100 | V700]
@집


누구나 남에게 숨기고자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자신의 위선일 수 있고 나약한 성격일 수도 있으며 그런 형이상학적인 것들이 아닌 그냥 신체적 핸디캡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한가지는, 그것을 감추고 있는 것은 너무나 얇고 미약하여 누구든 마음먹고 들추려 하면 그대로 들춰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약한 부분이 드러나려 하면 기를 쓰고 지키려 한다.

누군가는 화를 내고, 누군가는 도망치며, 누군가는 애원하지만...누군가는 자신의 약한 부분을 눈치챈 자를 해치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상대는 내가 상대방의 숨기고자 하는 부분을 알게 된 걸 모르지만 나는 상대방의 온갖 위선과 자기 합리화 그리고 정도 이상의 비겁함을 속속들이 알게 되어 그를 신뢰하기 힘들어 질 때 발생한다. 모두가 완벽할 수는 없고 그런 부분들이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과 갈등이 발생할 경우 나도 모르게 싸늘한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알면 알수록, 이해하면 이해할 수록 왜 저렇게 상대를 할퀴려 드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직위가 높다고, 위치가 높다 해서 인격적으로도 남보다 높은 이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직위나 위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사실 남에게 약점을 발견 당하기 쉽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시선으로부터 무언가를 감추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저 높은 위치를 이용해 아래를 향해 발톱을 휘두를 뿐이다.

...

왜 그러는지 안다.
무의식 적으로 무엇을 피하려 하는지 안다.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을 호전시킬만한 어떠한 수단도 갖고 있지 못하다. 상황을 호전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아직 갖고 있는 그에 대한 신뢰를 포기하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대관령 목장 소경


[Pentax KX | K135 + Red Orange 041 filter | Tmax 400 | V700]
@대관령 삼양목장 동해 전망대


여유만 있었으면 구름이 뒤덮곤 하는 1500고지의 그 높은 전망대에서 좀 더 긴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곳.

여러모로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요즘이다.



2008년 10월 20일 월요일

Comet. Lee 의 포토갤러리

항공기 정비 하사관으로 복무하셨던 장인 어른의 재능을 물려 받아서인지 아내는 기계를 만지는 것에 있어 보기 드문 재주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재주 만큼이나 스프링과 태엽으로 동작하는 완전 기계식 장치부터 전자적으로 동작하는 최근의 전자기기에 이르기까지 알아서 동작하는 기계에 대해서는 종류를 따지지 않고 호기심이 많다.

이러한 성격에 덧붙여서 남과 다르게 튀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색다른 기계일 수록 애착을 갖는 면도 있다. 아마 그래서라고 생각된다. 아내가 필름 카메라에, 그리고 낡은 필름 카메라 일수록 관심을 보이는 까닭은.

아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지는 1년 남짓 되었는데 그 동안은 남에게 사진을 보여주지 않다가 지난 주말에 네이버 포토를 이용해서 개인 사진 갤러리를 열었다.

보다 전문적인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보는 아내의 사진은 소박하다. 역광이나 기타 생소한 화각을 이용해 멋지게 담으려 애쓰기 보다는 보이는 그대로, 하지만 찍고자 하는 피사체에 대한 본인의 느낌이 가장 잘 드러나도록 찍는다. 엄청난 사물도 아니고 일상에서 나와 함께하는 순간에 대한 느낌을 차분하게 담아낸다. 그래서 아내가 찍은 사진은 입이 떡 벌어지기 보다는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일상의 소소함을 느끼게 한다.

나 아닌 누군가에게도 아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내 아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한 월요일 아침이다. 사진을 찍는 것은 즐거움이고 기쁨이며, 더욱이 남과 공유할 수 있는 행복이 아니던가.



2008년 10월 16일 목요일

낡은 것


[Pentax KX | K50.4 | Lucky SHD 100 | V700]
@홍대거리 어느 커피숍


사물을 대할 때 호감과 비호감을 나누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내 경우 대상이 '나무' 로 되어 있다면 우선 호감도가 올라가는 편이다. 지나치다고 할 만큼 나는 나무의 감촉이 좋다. 쇠나 플라스틱처럼 주위 환경에 따라 너무 뜨거워 지거나 차가워 지지 않는 그 일정함이 좋고 표면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거칠거칠한 느낌이 좋다. 그리고 그러한 소재들이 자연스럽게 이용되어 만들어 졌던 과거의 물건들에 대한 호감이 무척 높은 편이다.

그래서 나는 그 편리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하긴 하지만 최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보다 종이로 된 책이 좋고, 멋지게 올라간 첨단 건설자재로 된 유리빌딩보다 자그마하게 지어진 나무 오두막이 좋다. 편리하게 커피가 추출되는 에스프레소 기계보다는 드르륵 거리며 내가 손으로 핸드 밀러의 기어를 돌려 원두를 갈아 만드는 커피가 좋다. 어찌보면 조금은 낡은 취향이지만 스스로가 조금 낡은 삶을 산다고 해서 세상에 끼치는 피해는 없으니 신경쓸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면서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일에 몸을 담고 있으니 모순이긴 하다. 현재에 불만을 느껴야 보다 나은 것을 개발하는데 열성일텐데 현재도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해버리곤 하니 못마땅 하거나 더 필요한 것이 있을 턱이 없다. 하긴 어렸을 때부터 그런 편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냥 주어진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납득해 버리는 아이였다. 그래서 물건도 최신 기기보다는 그냥 지금 쓰고 있는 오래된 기기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옷도, 신발도 사달라고 졸라본 적도, 내가 나서서 산 적도 없이 그냥 입고 신고 다녔었다. 신발이 다 헤진것을 보고 사주실때까지. 그런 나를 보면서 어머니는 욕심이 없다고 못마땅해 하셨지만 나라고 모든 것을 이유없이 납득하는 것은 아니었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딱히 손해보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본다.

생산된지 30년을 훌쩍 넘긴 카메라가 지금 내 손에서 잘 동작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생산된지 10년도 안된 디지털 카메라가 수리비가 많이 나온다고 버려지는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낡은 것이 나쁜게 아니라, 낡은 것이 나쁘게 대우 받을 정도로 물건을 대충 만드는 지금의 기술과 사람이 나쁜 것이다.



2008년 10월 10일 금요일

친구의 결혼식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대부분의 성인들은 결혼식 축의금을 내느라 지갑이 얇아진다.

그러나 얼굴도장만 찍으면 되거나 봉투만 건네면 되는 결혼식이 아니라 직접 챙겨줘야 하는 가까운 친구 본인의 결혼식이 되면 그날 하루를 온전히 결혼식장에서 쓰게 되는 건 피할 방법이 없는 일이 되고 만다.

내일 결혼하는 고향 친구가 있다. 그런데 어제 전화해서는 나한테 몇가지 주문을 했다.

1. 결혼식 사진 촬영
2. 웨딩카 렌트, 꽃장식, 운전
3. 일산에 놓고 고향에 내려가서 난감해진 넥타이 챙겨오기

......ㅡ_ㅡ;;;

다른 사람의 결혼식 사진 촬영은 그 자체로 너무 부담이 큰 일이다. 잘 찍으면 고맙다는 감사를 받는게 아니라 잘 찍어야 본전이고 못 찍으면 죄인이 되기 때문이다. 조명을 마음대로 바꿔가며 얼마든지 찍어볼 수 있는 스튜디오 촬영이 아니라 예행 연습도 없이 한번에 성공해야 하는 결혼식 스냅 촬영은 피하고 싶은 촬영 0순위. 그러나 친구 부탁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어쨌든 오늘 종로에 나가서 촬영에 쓸 필름을 몇 통 골라왔다. 잘 나와야 할텐데...하면서 한숨부터 나왔다. 도대체 얼마만에 컬러 필름을 카메라에 물려 보는건지. 지난번 친구 결혼식 사진 찍을때 이후 반년만인 것 같다. 색온도에 따른 노출 보정치가 어떻게 됐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더군다나 최근엔 사진의 입자감이 아주 굵게 나오도록 찍는 사진에 푹 빠져 있어서 그런 사진만 연습했다는 최악의 상황. 지금 이 포스팅을 신부가 보면 얼굴이 하얗게 뜨겠지?

어쨌든 더이상 웨딩 촬영 부탁할 친구도 없으니 결혼식 사진 찍는건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

ps.
이번엔 필름값 꼭 받아내야지.



2008년 10월 9일 목요일

분수


[Pentax KX | K50.4 | Ilford delta 400 | V700]
@일산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침묵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모과차


[Pentax KX | K50.4 | Ilford delta 400 | V700]
@인사동 귀천


2008년 10월.

인사동 '귀천' 의 따끈한 모과차가 그리워 지는 계절로 넘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