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5일 월요일

노무현의 그늘

오늘 정식으로 이명박 정부 체제가 시작되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이명박 정부가, 한나라당이 앞으로 겪게 될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예상하고 있을까? 어쩌면 지금쯤은 대충 눈치를 채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그늘에서 아둥바둥 거려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모든 것들(잘했든 못했든) 중 가장 인상깊은 것 한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난 주저없이 대통령이라는 존재를 권력이 아니라 일반 국민과 같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싸우는 존재로 만들었다는 것을 꼽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불합리한 법이라고 생각되면 헌법소원을 냈으며 개인적으로 명예에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면 소송을 걸었다. 그리고 법의 판결을 받았다. 단 한번도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보복하려 시도하지 않았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대통령이라는 존재가 감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권력의 보복을 해오는 존재가 아니라 언제든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라면 가차없이 비판하고 비난해도 되는 존재가 되었다. 인터넷에서는 노무현 탓이라고 하는 놀이가 유행했고 언론사들은 보복당할 두려움에서 벗어서 건국이래 처음으로 마음껏 펜을 휘둘러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한나라당은 어깨춤을 추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 결과 한나라당과 이명박씨는 정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국민들은 누구나 대통령이 잘못하면 비판을 넘어 비난할 수 있도록 학습이 되었다.

당선된 후 거의 모든 정책에서 이토록 국민들의 비난을 받을줄은, 장관 후보자들을 놓고 국민들이 이토록 비난을 퍼부울줄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패러디 해서 머리 용량이 2MB 라고 조롱하는 댓글놀이 역시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 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 10년동안 그들은 제왕적인 대통령 권한역시 잃었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한 듯 하다.

대통령을 마음껏 비판할 수 있는 자유에 흠뻑 젖어있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제왕의 권력을 다시 세우려는 시도는 그들도 감히 시도하지 못할 것이다. 한번 맛본 자유에 대해 인간이 얼마나 집착을 하는지는 그들도 알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인수위 활동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보고 최근 한나라당에서 총선을 걱정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는 것일게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그늘,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제왕이 아닌 평등한 국민의 한사람으로 내려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존재해야 한다는(10년전 그들은 상상도 못했던) 그 살벌한 사각의 링에서 싸움을 벌여야 한다. 물론 당선 후 인수위 활동이나 장관 내정자들을 보면 아직 문제가 뭔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처음부터 너무 많은것을 바랄수는 없으니 그정도는 애교로 넘어가도 괜찮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을지도 모른다. 노무현 대통령을 이야기 할때면 이를 빠드득 갈아대며 큰소리로 목청껏 욕하는 사람들을 보며 함께 박수치고 즐거워할게 아니라, 바로 그렇게 노무현을 욕하는 이들이 노무현이 남긴 최고의 업적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실과 자신들이 싸워야 한다는 심각한 사태를 깨닫고 얼굴색이 하얗게 질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앞으로 5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얼마나 해나갈 수 있을지 무척 흥미로울 것이다.

2008년 2월 22일 금요일

개인주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의 차이가 무엇일까?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자신도 남에게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게 개인주의고, 자신은 남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남에게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기주의일까? 만일 그렇다면 그건 웃기는 소리다. 철저한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다를 바 없다는게 내 평소 지론이지만 막상 그런 개인주의자들은 자신이 이기주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 하다.

개인주의자들은 말한다. 자신은 적어도 남에게 피해준게 없다고. 하지만 그런 소리를 하려면 절대로 조직에 포함되어서 일을 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음에도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조직에 피해를 주는 것이고 자신이 남에게 도움을 받으면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남의 도움을 받지 않아서 그만큼 못하면 그것도 조직에 피해를 주는 일이다.

조직의 일원으로 일을 하려면 개인주의고 이기주의고 전부 버려야 한다. 조직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개인주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야 말로 대놓고 말하는 이기주의자보다 더 나쁜 인간이다.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자신이 조직에게 주는 피해에서 책임을 면하려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명심해야 한다. 남에게 도움을 받지 않는 것도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행위라는 것을.

2008년 2월 15일 금요일

2008 K리그 개막전



2008 시즌 개막전이 확정된지 시간이 좀 흘렀지만 신경 못쓰고 있다가 오늘서야 달력을 뒤적거렸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수원에게 깔끔하게 발리는 바람에 며칠 스포츠 뉴스란을 쳐다보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개막전을 수원과 빅버드 원정으로 치렀었는데 올해도 역시 시즌 첫 경기가 수원 원정이다.

복수의 시간이 돌아왔다.

발렌타인 데이

어제 저녁, 퇴근 시간 근처에 아내와 메신져로 대화를 하다가 그래도 명색이 연인들의 날이라는데 우리도 뭔가 계획이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런 날을 따로 챙기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는 우리지만 그래도 저녁이나 같이 먹고 집에 가자며 내가 조금 일찍 퇴근해서 홍대에 있는 아내 회사로 갔다. 결혼 후 발렌타인 데이라고 아내가 사주는 쵸콜렛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 사주고, 집에가서 아내가 다 먹어 치우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나. 쵸콜렛......난 별로 안좋아 하고 아내는 없어서 못먹는다. ㅡ_ㅡ;;

어쨌든 그렇게 쌍쌍으로 미어 터지는 홍대 전철역을 피해 약간 외진 곳으로 빠져나와서 저녁을 먹고 커피 한잔을 했다. 대화 주제는 이명박 차기 정부와 대운하에 대한 비판과 숭례문 화제 그리고 너무 맛이 없었던 내 헤이즐럿 모카 커피.

신기한 것은 연애할때는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참 여러가지를 할 만큼 같이 있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었는데 결혼후에는 뭣좀 하려고 하면 벌써 시간이 한밤이다. 어제도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며 아내가 투덜거렸다. 연애할 때보다 서로와 있는 시간이 더 즐거워 졌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가는 것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그러고 보니 쵸콜렛을 좋아하는 아내 때문에 남자가 받는 날이라는 발렌타인 데이에도 빠짐없이 아내에게 쵸콜렛을 선물 했었는데 올해는 그냥 넘어갔다. 하루 늦었지만 퇴근길에 하나 손에 들고 들어가야겠다. 쵸콜렛 우체국 이라는 글을 썼던 그 시점부터 빠짐없이 배달 했었으니까. ^^

2008년 2월 14일 목요일

KBS Podcasting


작년까지는 iTunes 에서 podcast 를 듣고자 하면 한국어로 방송하는 채널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오면서 KBS 에서 몇몇 라디오 방송을 팟캐스팅 하기 시작했다. 날짜를 보니 1월부터 시작했던 것 같은데 어제서야 알았다. 기존에 몇몇 팟캐스트가 한국 라디오를 서비스 하긴 했지만 개인이 녹음해서 파일로 만들어 배포하는 불법이었다. 그런데 KBS 에서 제대로 라디오를 녹음해서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하루 지난 방송이 올라오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 라디오 방송을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iTunes store 사용이 불가능한 한국에서 팟캐스트는 사실상 아이팟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그동안 영어로 방송하는 뉴스나 음악채널 등을 구독해서 보고, 들었는데 영어를 귀에 달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나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아이팟을 추천해주기 난감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팟을 추천하는데 거리낌이 없게 되었다.

만일 아이팟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iTunes를 열어 store 검색창에 '윤도현' 이라고 입력해 보길 바란다. 제법 많은 한국어 채널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ps
사진에 나온 "굿모닝 팝스" 는 지금은 서비스가 중지된 불법 팟캐스트다.

2008년 2월 13일 수요일

나무님이 제안하시는 숭례문을 복원하는 방법

숭례문을 100% 복원하는 방법

깊이 있는 글을 접할 수 있어 구독중인 나무님의 블로그에 정말로 공감하는 글이 올라왔다. 맞는 말이다. 숭례문의 복원은 절대로 서두를 일이 아니다.

벌써부터 복원 이야기가 나오던데 아무리 똑같이 지어봤자 그것은 숭례문과 유사하게 생긴 건축물일 뿐 숭례문이 아니다. 대들보의 나무결은 복원할 수 없으며 비바람에 한쪽이 뭉특해진 기와의 모퉁이도 복원할 수 없다. 무엇보다 600년 된 목재건물의 향기는 복원할 수 없다. 지금 복원한다고 난리를 치는데 600년 후에도 번듯하게 서 있을 수 있는 숭례문과 같은 건물이 뚝딱뚝딱 한다고 지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혹시 지금 복원을 이야기 하는 저 높은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건물 완공후 한달도 안되서 벽에 금이 가는 요즘 건축물 짓는 걸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뉴스를 보니 불에 탄 숭례문을 가림막으로 가려 놓았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짓인가. 가려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불에 탄 숭례문이 보기 흉해서 가려 놓은 것일까? 지금은 숭례문을 외면할 시기가 아니라 불에 탄 모습을 보며 숭례문과 이별을 고해야 하는 시기다. 시민들도 계속 찾고 있다지 않은가. 도대체 누가 무슨 권리로 이들의 이별을 차단하는 것인지.

나무님의 말씀처럼 우리 전과세대(前科世代)는 우리의 치부를 가리고자 할게 아니라 그저 고개 숙이고 후손들이 숭례문을 복원하려 할 때 쓸 아름드리 소나무를 준비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야 하지 않을까.

2008년 2월 5일 화요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두에게 풍성한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