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7일 목요일

장마 시작

새벽에 잠에서 깼다.

예보되었던 것처럼 장마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정말로 밖에서 빗방울을 맞으면 멍이 들 것 같이 굵은 빗방울이 장대비로 내리고 있었다.

이랬었다.

장 마철의 비는 항상 이렇게 세차고 굵게 내렸었다. 드럼을 치듯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방울들의 소리를 들으며 작년 여름에도 이랬건만 어째서 잊고 있었는지 혀를 찼다. 그저 조금 귀찮은 수준의 비와, 장마비가 어떻게 다른지 왜 잊고 있었을까.

...

너 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마 작년 이맘때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가기 시작한 아버지의 몸속에선 암이 자라고 있었을 것이다. 장마가 끝나고 한창 뜨거울 때 암 선고를 받으시고 그해 겨울이 오는 것을 끝내 보지 못하고 돌아가시기까지...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동안 잊고자 노력을 많이 했지만 사실 그게 어디 노력으로 되는 일인가. 아직도 강변북로를 따라 차를 몰고 있을때면 마지막 한가닥 희망을 잡아보고자 한방으로 해보자고 청주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에 있는 한방 병원으로 올라오다가 강변북로에서 교통체증에 걸려버려 발을 동동 굴렀던 그때의 초조함과 안타까움이 떠올라 눈이 붉어질 때가 많은것을.

장마가 시작됐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은, 이 비가 그치고 난 후 연말까지 어머니와 내게는 잊고 싶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가슴아픈 시간들에 대한 기억들로 힘든 시기가 되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