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0일 금요일

상상


요 며칠동안 계속 한 ‘장소’ 에 대한 상상을 하고 있다.

바다와 바로 인접해 있는 곳이고 방파제 위로는 하얀 돌벽들로 둘러쌓인 집들이 가득한. 유리창 보다는 나무로 된 덧창이 어울리는...그런 집들이 가득한 해안가의 마을을 상상한다.

분명 지중해를 배경으로 한 어느 영화에서 보았거나, 혹은 만화영화에서 보았으리라.

어 쨌든 그런 상상속의 장소를 돌아다니며 난 꼭 한번 그런 곳에서 지내 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그리고 책상 앞에서. 갑작스럽게 그런 영상을 떠올리기 시작한건 며칠전부터 두번째로 읽기 시작한 냉정과 열정사이 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유럽의 도시들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그 이야기들의 영향이.

이렇게 무언가를 상상하고 그것을 바래본 것이 얼마만의 일인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상상하기 보다는 해결해야 하는 현실의 문제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겠지. 일은 너무나 바빠 하루가 부족할 정도이지만 그래도 난 책 한권으로 인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다.

오늘 새벽에도 3시가 넘어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난 지중해를 꿈꿨다. 어둡고 온통 바람을 가르는 자동차 소리만으로 가득한 그 좁은 곳에서 난 꿈을 꾸는 것도 아닌 상상에 파묻혀 있었다.

지중해의 어느 도시. 혹은 어느 섬.

언젠가 내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면 쏟아지는 햇빛에 눈이 부실만큼의 그곳에서 몇개월이라도 삶을 누려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