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6일 토요일

Calling you

I’m calling you.
Can’t you hear me?

I’m calling you.
I know you hea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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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가 너무나 슬픈 바그다드 카페의 OST 중 하나인 calling you.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면서 머리속을 지배해 버린 멜로디지. 나만 그런것은 아니겠지? 아침에 눈을 떴을때 흥얼거리게 되는 음악이 하루종일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말이야.

지금은 저녁 7시이고 연구실이야. 연구실에 나와있던 선배와 둘이서 저녁을 시켜먹고나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어.

일요일의 일상은 참으로 단조롭지. 아침에 일어나서 주중에 거의 하지 않는 세탁물 정리를 하고 방안에다 널지. 어딘가 볕이 잘 드는 곳을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 방이 그런 공간을 갖고 있지 않고 더욱이 방이 북향이라 바짝 마른 옷을 기대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어. 마르지 않는건 아니지만 햇볕에 잘 마른 옷과 그냥 마른 옷은 아무래도 느낌이 다르거든.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컴퓨터로 영화를 한두편 보다가 점심을 먹고나서 학교에 올라왔어. 특별한 약속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날은 이렇게 별 일 없이 학교에 올라와서 시간을 보내곤 해.

그리고 그렇게 학교에 와서, 다시말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 오고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이 Calling you 의 mp3를 찾아다닌 것이지. 워낙 유명한 곡이라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으니 다행이랄까.

간혹 음악에 취해있을때가 있어. 이것저것 한다기 보다는 하나에 몰두하는 성격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으면 다른 곡을 듣지도 않고 그 곡만 계속 반복해서 듣지. 가장 처음은 조지윈스턴의 December 앨범이었어. LP 였는데 판에 기스가 날때까지 반복해서 들었지. 이후에 CD로 사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아직까지 사지도 못하고 있다. 그 LP를 샀던게 내가 중학교때인가 그랬을텐데 말이야.

오늘은 하루종일 이 곡만 듣고 있어. 처음엔 멜로디에 취해서, 그 다음엔 가사에 취해서. 그리고 지금은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에 취해서. 언제 여건이 된다면 비디오를 빌려서 보든 DVD를 빌려서 연구실 사람들과 주말에 같이 보든 해야겠다.

짙은 회색과 어둠과 함께 깔리는 노을의 짙은색은 언뜻 생각하기에 비슷한 느낌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 둘은 확연하게 다르지. 우울함? 절망? 슬픔? 글쎄... 이 노래와 영화에 스며있는 감흥은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지. 단순하게 읽어보면 오히려 절망을 이야기 하는 것 같은 양귀자님의 “희망” 이 내용을 음미하면서 두번째 읽을땐 그 이면에 숨어있는 희망에 대한 처절하리만큼 간절한 바램으로 인해 눈물이 날 것 같은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야. 마치 우유의 단맛을 확실하게 이끌어 내기 위해 설탕이 아닌 약간의 소금을 넣는 것이라고나 할까? 설탕을 넣어서 단맛이 나는 우유와 소금으로 인해 우유 자체에 있던 단맛이 더 강조되어 나타나는 맛과는 확연하게 다르지.

살면서 감미로울 수 있는 방법은 참 많다고 생각해. 문제는 그러한 감미로움들이 그다지 오랜 시간을 가지 못해서 그렇지. 그래서 어떠한 일을 하면 기분이 좋을 것임을 알면서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행위가 생겨났겠지. 만족에 비해 상실감은 곱절의 시간을 지배하기 마련이니까.

...

나는?

...

그리고 너는?

...

누굴 부르고 있는걸까,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짙은 물감으로 채색되어져 가고 있는 너의 캔버스는 누구를 그리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