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6일 금요일

조용히 이야기할 상대가 있다는 것은

내가 마음이 심란할때 조용히 이야기 할 상대가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일이다. 특히 나와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는 상대일 경우엔 더욱.

어제부터 상당히 우울해 했었다. 이런저런 일도 있었고...여하튼 그랬는데 오늘 지연이 녀석 자취방에 들려서 차를 한잔 얻어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거의 한달만에 보는 거라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한시간이 훌쩍 가버리긴 했지만, 음악도 좋았고 그래도 손님이라고 녀석이 만들어준 샌드위치도 제법 맛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오는데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문득 얼굴에 미소가 돌면서 ‘즐겁다’란 생각이 들었다. 춥지 않은... 그런 비라니. 겨울에 어울리지 않아 조금은 이상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무척 반갑다는건 비단 나뿐만의 감정은 아니겠지.

좋은 대화와, 맛있는 커피 & 샌드위치. 그리고 기분좋은 보슬비.

모든게 멋지게 어울어진 밤인듯 싶다. 지금 듣고 있는 소지로의 오카리나 연주도 멋있고...

내일 내 컴퓨터를 학교 연구실로 옮긴다. 그리고 방에다가는 CDP를 하나 사다 놓을까 고민중이다. 컴퓨터가 내 방에 있느것도 좋지만 이제는 방에 와서는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고 싶다. 컴퓨터가 있으면 그건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리니까. 이해할 수 없는 습관성 의무감에 이게시판 저게시판 오고가면서 글을 읽는것도 이제는 내게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앗아가고 있다. 집에와서 편하게 있는 것은 길게 잡아야 두시간가량? 그시간 만이라도 ‘혼자서’ 있고 싶다.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하면서 ‘날 위해 쓰고’ 싶다.

사이다가 다 떨어졌다. 내려가서 사올까?

커다란 컵에 사이다를 가득 따라놓고 스탠드의 불만 켜놓고는 침대에 기대 앉아 창밖의 비오는 풍경을 감상해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