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6일 일요일

풍 경

풍 경

멀리 늘어선 북한산 한쪽 귀퉁이로
왕십리역을 떠난 열차가 움직여가고
좁다랗게 벌어진 창문틈에서
저녁을 태우는 노을향이 느껴질때면
군청색으로 물드는 동쪽하늘의,
밤이 다가온다.

언제나 그렇지만
밤은 차분하고 평화로운 것
술에 젖어버린 시간이 아닌 다음에야
소란스러움을 위한 자리는 없다.

차한잔의 향긋함과
그만큼의 고요함.

그걸로 좋다

홀로 있음이 이토록 크게 멍드는 밤이면
차라리 소란스러움은 독이지 않던가.

나의 하류를 지나

나의 하류를 지나

나는 이미 찾는 이 없고
겨울오면 태공들도 떠나
해의 고향은 서쪽 바다
너는 나의 하류를 지나네

언제 우리 만날 수 있을까
어스름 가득한 밤 소리

‘모든 게 우릴 헤어지게 했어’

모든 게 우릴 헤어지게 해
모든 게 우릴 헤어지게 해

종이 배처럼 흔들리며
노랗게 곪아 흐르는 시간
어떻게 세월을 거슬러
어떻게 산으로 돌아갈까
너는 너의 고향으로 가네
너는 너의 고향으로 가네
너는 너의 고향으로 가네

나의 하류를 지나

조윤석 : vocal, chorus, nylon-string guitar, keyboards고기모 : sampling